본 글은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더 그레이트
The Great
시대극/코미디
★ 4.5/5

러시아 황제 예카테리나 2세를 모티브로 한 코미디 풍자극.
부제로 '사실과 허구의 이야기'가 붙는다.
제목의 <더 그레이트>란 '대제'를 말하는 것이다.
러시아 황실 이야기지만 미국 드라마다.
니콜라스 홀트가 러시아 황제로 나오는데 굉장히.. 재수 없다.
깐족거리고 무례하며 가끔은 맞는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아닌, 추잡한 망나니 황제역할인데 꽤 잘 어울린다.
독일에서 귀족이었던 주인공은 러시아 황실의 황후로 채택되어 러시아로 떠난다.
부푼 꿈과 이상을 안고 러시아에 도착한 주인공은 생각과는 많이 다른, 조금 이상한 황실에 적응하려 애쓰는 이야기다.
독일에서 온, 러시아인이 아닌 황후는 귀족 여인들에게 무시를 받는다.
허자!
궁중 러시아인들은 감탄사로 흔하게 내뱉는 말. 황제의 눈치를 보기 위해서라면 억지로라도 내뱉는다.
주인공은 황후로 왔지만 본래 러시아 태생도 아니고,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남의 나라의 황후가 되어 자신의 나라처럼 생각하고 부흥하려 노력하려는 모습은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문제에 여기저기 치이며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데 황제 또한 황후인 주인공을 고귀하게 대접하려고 모시고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달래고 만다.
황후는 과학을 중시하고 농노해방을 외치는 등 진보적인 인물이었고 천연두 치료법으로 인두법을 시행시키려 했으나 당연하게도 당시 시대 배경을 생각하면 과학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정보도 얻기 힘들어 일반 사람들에게는 낯선 개념이어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중세 의복으로 새부리 가면이나 현재 독 취급받는 것을 약으로 쓰는 행위조차 당대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황제는 충동적이고 원하는 대로만 사는 듯 생각 없어 보이는 면이 꽤 많아 보였는데, 계속 보다 보니 맞는 말도 꽤 하고 황제다운 면도 보였다. 황제와 함께 답 없는 황실엔 꽤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러시아'였기 때문이다.
러시아인들은 스스로 현재의 러시아가 어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웃기지만 비웃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추잡하게 끌리는 대로, 적당히 비위만 맞춰주며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것에 목숨을 걸었다는 생각도 든다.
선황후의 동생-황제의 이모는 약간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인공에게 호의를 베풀고 친해지며 보여준 행동으로 진실이 드러났다.
'그래야 내가 미친 줄 알죠.'
이모는 이 미친 황실에서 미친 척을 해야만 살아남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특이한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이모는 황후의 편인 것도 아니고, 완전한 황제의 편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본인의 안위만 위하는 것도 아니다. 정확히는 '황실의 정통성'을 위해 지키고 있던 것이다.
이모는 선황제였던 피터 대제를 그리워하며 사랑하는듯한 과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선황제의 아들까지 낳은 것을 보면 정부처럼 보인다. 이어서 황제와 이모의 선황후에 대한 태도를 보면 애증 관계로 보이는데 모두 제정신이 아닌 환경 속 난잡한 관계에 얽혀있다 보니 가족 간의 최소한 애정과 나머지는 증오로 채운 것으로 보인다.
이상적인 러시아를 위해 쿠데타를 도모하던 황후는 결국 황제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반만 성공한다. 황제였던 남편, 피터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에 봉착한다. 또한 황제가 된 주인공의 본질은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책잡아 말하는 이도 많았다. 그의 정통성은 둘의 아이, 황가의 핏줄로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 황제를 넘어 '대제'라는 어마어마한 칭호까지 붙었음에도 임신한 대제에게 배불뚝이라고 부르며 공개 출산을 강요한다. 임신 막바지에서야 19%가 출산 중 사망하고 부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아무리 대제여도 여성이면 오로지 출산만으로도 1/5 확률로 죽을 수 있어 다음 황제 자리를 놓고 또다시 술렁인다. 그러나 대제는 출산 후 살아남고, 통치를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즉위 후에도 역시나 수많은 걸림돌은 그대로 존재했다.
얼마 안 있어 대제의 어머니가 러시아에 도착해 맞이하는데, 어머니는 탐탁잖아 보인다.
딸들을 각지 유럽 왕들의 비로 보내는 것에 만족했기에 남편을 찍어 누른 대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난 피터를 잘 알아. 내가 피터를 바꿨어"
흔한 여성들의 착각은 대제라고 다르지 않았다. 또한 사랑은 운명이라 믿으며 우정은 배신감 한 번으로 쿠데타 멤버였던 측근을 내치게 된다. 피터를 죽이지 않는 대제에게 화난 궁정대신은 계속 피터를 죽이려고 하다 짐승으로 오인한 대제의 총에 맞아 허무하게 죽게 된다. 이렇게 황제의 주변엔 친구였던 자들이 떠나고 소수만 남으며 전 황제파와 현 대제파로 나뉘고 궁정 내 전쟁이 지속되고 계속 위태로운 지위로 살게 된다. 이 와중에 스웨덴에서는 난이 일어나 왕이 쫓겨나서 러시아에 위탁하고 있는 신세로 그들 또한 스웨덴을 되찾기 위해 들쑤시고 다니며 피터와 대제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어 더 정신없는 판국이다. "살인을 금지한다." 이 문항으로 놀라는 약 150년 전 러시아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치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피터파와 대제파로 오랜 기간 갈등을 빚는데, 피터는 어이없게도 빙판이 깨져 사라지게 된다. 이후 대제는 넋 나간 정신으로 살게 된다. 무너진 대제 앞에서 푸가체프의 난이 일어나며 정권도 무너지려는 찰나, 대제는 본인이 황제의 위치임에도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정신 차리고 강경하게 나가기로 한다. 역시 사람은 좋게 말하면 듣지 않는다.
이후 계속 암살기도에 시달리며 위협적인 인물로 판단되어 황제의 위치에 있음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외국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외로움이 진하게 전해져 온다. 높은 위치를 가졌음에도 낯선 곳에서 이방인 취급으로 무시당하는 삶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결혼해서 낯선 곳으로 가야 했던 많은 여성들의 삶이 안타깝다.
대제의 친구로 나오는 조지나는 원래 피터파에서 변절한 인물로 재수 없지만 정치에 능숙하고, 매리얼은 좋은 친구지만 가정사 때문에 비겁하게 나온다. 피터의 친구였던 그레고리처럼 완전한 친구란 가지기 힘들어 이 또한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19장면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코미디라 그런지 크게 거부감은 들지 않았으나 정말 많이 나온다. 예카테리나 2세를 연기했던 엘 패닝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특히 시즌3에서 피터가 죽은 후부터 엄청났는데 정신이 나간듯한 연기를 보고 감탄했다. 시즌2까지는 정치극이 활발했기에 재밌었는데, 시즌3은 기대했던 예카테리나 2세의 이야기들은 없고 몰락한 전 황제와의 애매한 로맨스만 지속되다 끝나 재미가 없어져 아쉽다.
선정성 매우 강함
잔인함 장면 존재
스토리 5
재미 5
개연성 3
총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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